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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에도 계급이 있답니다.(펌)

by Raymond posted Jun 1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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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채에도 계급이 있답니다.


1. 퍼터는 왕이로소이다.

2. 드라이버는 영의정이다.

3. 우드는 당상관이다.

4. 롱아이언은 양반이다.

5. 미들·쇼트아이언은 평민이다.

6. 웨지는 천민이다.


△ 퍼터

퍼터가 왕인 이유는 세차게 바람을 가르는 힘든 스윙에

사용되지 않으며 좌우로 30㎝ 이상 움직이는 일이 거의 없고

벙커라든가 해저드 등 험한 곳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매홀 라이와 그린의 높낮이 힘의 강약을

직관에 의한 감각적 판단이 요구되는 지존의 자리이다.

깨끗한 그린 위에서만 사용되며

그날 게임의 승패는 이 지존에 의해 좌우된다.


아무리 퍼트를 잘하는 아마 지존들도 한게임에 36번 이상 사용한다.

‘마누라는 바꿔도 퍼트는 바꾸지 마라’라는 골프가의 격언이 있다.


△ 드라이버

드라이버는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영의정이다.

지체 높으신 분이라 신발에 흙을 절대 안 묻히신다.

흙을 묻히지 않으려고 늘 tee라는 가마를 타고 계신다.

이분이 난조를 부리시는 날은 좋은 스코어를 기대할 수 없고 등산을

왔는지 골프를 왔는지 구분이 안 가기도 하며 슬라이스가 난 공을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킬리만자로의 하이에나가 되기도 한다.


△ 우드

우드는 정3품 이상의 당상관들이다.


- 3번 우드는 스푼이라고도 한다.

높은 품계에 맞게 흙이 묻지 않도록 잔디를 가볍게 쓸어쳐야 한다.

이 분을 치는 거 하나만 보아도 골퍼의 타수를 알 수 있다.

세 번 치면 한 번 잘 맞는다고 하여 3번 우드라 한다? ㅋㅋ

깊게 잔디에 박히는 경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장타자가 아닌 보통의 골퍼들은 파5에서 반드시 사용하며

한게임에 네 번 이상을 사용하는 중요한 무기이다.

여성 골퍼들은 3번 우드를 잘 사용하지 않지만

반드시 연습해서 잘 다루도록 해 놓아야 싱글이 될 수 있다!


- 4번 우드는 빠삐(buffy)라고도 한다.

우드는 홀수로 사용하므로 잘 사용되지 않는다.


- 5번 우드는 크리크(cleek)라는 애칭이 있다. 갈고리란 뜻으로

3번 우드 보다는 격이 조금 떨어진다. 3번 우드를 잘 못치는

여성골퍼들이나 장타자들이 3번 우드 대신 사용한다. 


- 7번 우드는 헤븐(heaven)이라고도 한다.

천국의 골프채라는 말 그대로 편하게 잘 맞는 채이다.

롱아이언 대용으로 사용하지만 남자들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 9번 우드는 디바인(divine)이라고 부른다. 멋진 9번 우드라는 뜻인데,

유틸리티에 밀려서 잘 사용하지 않는 채이다.


△ 롱아이언(초야의 양반들)

- 1번 아이언

1번 아이언은 아마골프계에서는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다만 초야에 묻혀 안빈낙도를 즐기시는 분이다.


- 2번 아이언

역시 아마골프계에선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강호에 짱박혀 음풍농월하신다는 소문만 무성하지만 확인된 바 없다.


- 3번 아이언

하느님도 치시기 어렵다는 아이언이다. 요즘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혹시 3번 아이언을 가지고 있더라도 실전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캐디백에 얌전히 모셔만 놓는 채이다.


당신 캐디백에 3번 아이언이 아직도 존재한다면 당신의 아이언 세트는

너무 올드하므로 빠른 시간 내에 교체를 권한다.


△ 미들아이언(평민)4∼6번 아이언

- 4번 아이언

이 4번 아이언을 잘 다룬다면 당신은 분명 고수이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4번을 집에 고이 모셔 두거나 가지고 다녀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스윙아크를 크게 하여 부드럽게 샷을 한 후 아이언이 잔디를 쓸 듯이

빠져나가서 폴로가 이루어져야 굿샷으로 이어진다.

만약 4번 아이언을 찍어 칠 수 있다면

당신은 신장 180㎝ 이상에 쌀 두 가마(160㎏)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마님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는 돌쇠급 파워의 소유자이다.


― 5번 아이언

5번 아이언부터는 실전에서 반드시 사용해야만 하는 채이다.

5번 아이언 대신 유틸리티(고구마)를 친다면 당신은 분명 하수다.

흙이 많이 묻지 않게 쓸어 찍어(?) 쳐야 된다.


― 6번 아이언

잔디를 찍어 쳐야 돼 흙이 많이 묻는다. 


△ 쇼트아이언(7∼9번 아이언)

7번 아이언부터는 본격적인 농사를 짓는 소작농들이다.

손과 발에 흙이 마를 시간이 없다. 측은하여

캐디 언니들이 사용 후에 물로 세수를 시켜서 캐디백에 꽂아 준다.


― 7번 아이언

개나 소나 뻑하면 잡는 채다. 개백정들의 상당수가 거의 이 7번을

안고 살고 있다! 7번을 적게 칠수록 고수다.


― 8번 아이언

7번을 잘 치는데 8번을 일러 무삼하리오?


― 9번 아이언

8번을 잘 치는데 9번 또한 일러 무삼하리오?


△ 웨지(wedge)

이전투구(진흙탕을 뒹굴며 싸우는 개) 팔자를 타고난! 평생을 모래와

진흙 속에서 살다가 용도 폐기되어 사라지는 슬픈 운명의 천민들이다.

깨끗이 닦아도 모래와 진흙에 쩔은 삶의 훈장은 지워지지 않는다.

  • profile
    Charlie 2017.06.12 20:38
    퍼터가 왕이라는 걸 깨닫는데는 상당한 세월이 필요하지요..
    요즘 영의정이 거리를 못내 고민입니다.
  • profile
    AKGA.golf 2017.06.13 15:38

    재미있는 글입니다. 끝까지 읽다보니 저절로 고개가 끄떡여 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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